4 의학의 방대함

저는 의학전문대학원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었습니다. 시체해부를 하며 열심히 해부학을 공부해야 할 뿐만 아니라 생화학, 조직학, 병리학, 신경해부학, 약리학 등의 다양한 과목에서 외워야 할 지식들이 너무 많았기 떄문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그리고 질병을 파악하고 예방/치료하기 위해 이러한 지식이 사용될 수 있기에 큰 지적 즐거움이 수반되기도 하였습니다. 의학공부는 수학과 물리학에 기반을 둔 공학공부와는 사뭇 성격이 달랐지만 결국 책상에 오래 앉아 있는 사람이 보다 많은 지식을 얻게 된다는 사실에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어떤 일에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간이 있고, 우리는 이를 위해 어떤 식으로든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공부해야 하는 사실에는 학문간에 구분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해부학 실습을 마친 날, 동기들과 학교 앞에서

Figure 4.1: 해부학 실습을 마친 날, 동기들과 학교 앞에서

신경과학 과목을 배우며 저는 비로소 제가 왜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는지 깨닫게 됩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신경계의 구조와 기능을 공부할 수 있는 것은 정말 큰 특권이었습니다. 인공지능 시간에 배운 신경망(Neural Network)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정교하고 복잡한 신경세포의 탈분극(depolarization)을 통한 정보의 전달과 그 짜임새는 그야말로 감탄이 절로 나오게 됩니다.

신경세포의 구조 [@action]

Figure 4.2: 신경세포의 구조 (Wikipedia 2017)

의대에서 2년간 기초의학을 배우고 박사과정에 본격적으로 진입하여 해부학교실의 뇌신경과학실험실에서 랩생활을 시작한 것은 또다른 도전이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책상에 앉아서 주어진 지식을 습득하기만 했다면 랩에서의 연구활동은 새로운 것을 창의적으로 생각해내고 그것을 실험테크닉을 사용하여 구현하고 증명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혀 새로운 활동이라 할 수 있었니다. 그리고 실험은 여러가지 변수가 많아서 이를 잘 통제하는 것이 일관된 결과를 얻기 위해 필수적입니다. 얻어진 결과를 다양한 분석툴을 사용하여 논문을 작성하고 독자들과 공유하는 것은 굉장히 고차원적인 정신활동이 수반되어야 했습니다. 저는 성인의 원발성 뇌종양중 가장 흔한 교모세포종의 증식과 전이에 대한 연구를 하였고 Snai1이란 유전자가 이 과정을 중요하게 매개한다는 사실을 밝혀 2011년 논문을 출판하였습니다. (Han et al. 2011) 처음 실험 설계부터 논문출판까지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해부학교실의 오세옥 교수님의 도움이 굉장히 컸습니다. 이 과정을 함께 진행하면서 저는 의학 연구 활동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비로소 꺠닫게 되었고, 좋은 스승, 좋은 리더를 만나서 함께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새로운 곳에서의 보다 폭넓은 연구를 경험해보고 싶어서 미국 국립보건원에 유학을 도전하게 되었고 많은 컨택 끝에 남은 박사과정 3년을 미국 국립보건원 신경면역학실험실에서 Dr.Bielekova의 지도아래 보내게 되었습니다.

4.1 NIH 지원

결심했을 때 모두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References

Wikipedia. 2017. “Action Potential —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https://en.wikipedia.org/w/index.php?title=Action_potential&oldid=804250577.

Han, Sung-Pil, Ji-Hoon Kim, Myoung-Eun Han, Hey-Eun Sim, Ki-Sun Kim, Sik Yoon, Sun-Yong Baek, Bong-Seon Kim, and Sae-Ock Oh. 2011. “SNAI1 Is Involved in the Proliferation and Migration of Glioblastoma Cells.” Cellular and Molecular Neurobiology 31 (3): 489–96. https://doi.org/10.1007/s10571-010-9643-4.